<추락>-까뮈
“너무 늦었어, 너무 멀어…”
다리를 건너던 주인공, J.B Clemence 는 자신이 지나쳐온, 가냘픈 여인이 물속으로 뛰어드는 소리를 등뒤에서 듣게 된다. 그러나 돌아보지 않는다. ‘너무 늦었어 그리고 너무 멀어..’라고 속으로 되뇌일뿐,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않은채 가던 길을 간다.
이후 그 죄책감으로 그의 삶이 통채로 변한 것은 말할것도 없다. 그리고나서 그는 정처없이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이 자랑스러워 하는 그들의 삶을 철저하게 헤집고 판단하며 과연 당신들은 그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되묻는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인간은 자신이 입고 있는 사회적인 옷과 상관없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인간은 언제나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선택을 하는가. 자신의 생명이 달려있는 문제가 아닌 것에 있어서도 인간은 과연 이타적일 수 있을까.
간략하게, 아주 간단하게 줄이자면 그가 줄곧 이야기한 인간의 부조리라는 것은 위와 같은 화두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비약을 하자면 평생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채 당시 유행하던 모든 사회운동에 이름을 남기지만 리더는 되지 못했던 그의 인생과도 비슷한 맥락인것 같다.
날카로운 이성,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굼뜬 행동. 모순속에서 살아간 까뮈는 평생 그의 생활양식을 부끄러워하고 싫어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행동함으로써 앞장서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동경했던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삶을 비판하고 시험하는 것을 즐겼다고 할까. 그러한 그가 뛰어났던 것은 자신의 성향에 대해, 그러한 모순에 대해 끊임없이 파고들어 기록으로 남겼다는 것이다.
“나는 철학자는 아니다. 나는 하나의 체계를 믿을만큼 이성에 의존하고 있지 않다.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신도, 인간의 이성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파리에 오고나서부터 주욱..까뮈에 대해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