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November 2006

La chute – Camus

<추락>-까뮈

“너무 늦었어, 너무 멀어…”
다리를 건너던 주인공, J.B Clemence 는 자신이 지나쳐온, 가냘픈 여인이 물속으로 뛰어드는 소리를 등뒤에서 듣게 된다. 그러나 돌아보지 않는다. ‘너무 늦었어 그리고 너무 멀어..’라고 속으로 되뇌일뿐,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않은채 가던 길을 간다.
이후 그 죄책감으로 그의 삶이 통채로 변한 것은 말할것도 없다. 그리고나서 그는 정처없이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이 자랑스러워 하는 그들의 삶을 철저하게 헤집고 판단하며 과연 당신들은 그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되묻는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인간은 자신이 입고 있는 사회적인 옷과 상관없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인간은 언제나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선택을 하는가. 자신의 생명이 달려있는 문제가 아닌 것에 있어서도 인간은 과연 이타적일 수 있을까.
간략하게, 아주 간단하게 줄이자면 그가 줄곧 이야기한 인간의 부조리라는 것은 위와 같은 화두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비약을 하자면 평생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채 당시 유행하던 모든 사회운동에 이름을 남기지만 리더는 되지 못했던 그의 인생과도 비슷한 맥락인것 같다.

날카로운 이성,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굼뜬 행동. 모순속에서 살아간 까뮈는 평생 그의 생활양식을 부끄러워하고 싫어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행동함으로써 앞장서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동경했던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삶을 비판하고 시험하는 것을 즐겼다고 할까. 그러한 그가 뛰어났던 것은 자신의 성향에 대해, 그러한 모순에 대해 끊임없이 파고들어 기록으로 남겼다는 것이다.

“나는 철학자는 아니다. 나는 하나의 체계를 믿을만큼 이성에 의존하고 있지 않다.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신도, 인간의 이성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파리에 오고나서부터 주욱..까뮈에 대해 생각한다.

친구가 되기까지

오늘은 친구에 대한 이야기.
여기에 광고를 했던, 기다리던 친구의 메일을 어제 드디어 받아보게 되었다. 그 기쁨이야 말로는 다 할 수 없지만 기쁨과 함께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던 것은 물론이다. 왜 이렇게 연락이 끊겼던 것일까, 어떻게 해야 친구로서의 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늘 그렇듯이, 습관처럼 무언가 나에게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그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미 너무나 많은 기억과 감정을 공유했던 친구이기에 절대로 다른 사람들처럼 잊혀질 수는 없는 사람임이 분명하다고 다짐했다.

또다른 친구.
우리 반에서 내가 친해지고 싶던 여학생이 한 명 있었는데, 한국인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뭐 거의 미국인에 가까운 그런 사람이다. 꼼꼼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너무 나서지도 않으면서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내가 꽤 동경하는 인간상이었기에 몇주간을 뒤에서 힐끗힐끗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했다.
그러다 어제, 그녀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우연찮게도 나랑 같은 성(CHO) 이었고, 그것을 계기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녀는 굉장히 차분하고 객관적이(려고 노력하)며, 이성적인 성격으로 비춰졌다. 친해지고 싶었고, 함께 시간을 보낼 꺼리를 찾다가…극장에서 일하는 프랑스 친구에게 표를 부탁해 그녀를 공연에 초대했다. 그런데 그녀의 대답은 ‘남자친구한테 먼저 물어볼게’ 였다. 그리고 나서 연락이 왔는데, 남자친구 표도 구해줄 수 있냐고..안된다면 자기도 못갈것 같다고. 전혀 무례한 방식으로 얘기하진 않았지만 행간에서 느껴지던 그녀의 부분부분들이 평소 내가 그녀에게서 받았던 인상과 사뭇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감정표현을 잘 하지 않는 그녀가 남자친구를 이렇게 챙기는 거라면, 오히려 정말 소중한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그런 성격의 소유자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여차저차 그녀와 그녀 남자친구(프랑스인), 나 이렇게 함께 공연을 보게 되었는데…그녀를 보며 자꾸만 anna 가 떠올랐다., 어쩌면 처음부터 그래서 그녀에게 끌렸는지도 모르겠지만, 생각하는 방식이나 말하는 방법, 태도 등등이 정말 많이 비슷했다.

설명하기 힘들다.
첫번째 등장한 친구에게 느껴지던 원망과 기쁨 등등의 여러가지 감정들과 anna를 닮은 그녀에게 매력을 느끼며 친구가 되고 싶지만 자꾸만 실망할 것이 두려운 이 감정.
누구나 다 알듯이 난 감정적인 사람이다. 그 감정의 덩어리들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으며 나의 중요한 판단의 대부분을 가능하게 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런데 가끔 그 감정들을 내 자신에게 설명하고 싶을때가 있다. 마치 상대방이 나에게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1mm 까지 파헤쳐서 이해하고 싶은때와 같이.
그런데 정말 설명하기 힘들다. 그래서 감정 그 자체로 받아들인다. 모호하지만 나에겐 너무나 분명한, 그런 상태로. 그들에게 느끼는 호감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신(god) 에 대한 짧은 생각

오늘 친구랑 얘기하다가 신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나왔는데, 채에 걸려진 내용물이 하나 남길래 잊지 않으려고 여기에 적어둔다.
태어났을때부터..대학을 졸업할때까지 원하든, 원치않든 종교와 꽤 가깝게 지낸 탓에 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 자체를 아예 처음부터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당연히’ 나에게 신은 존재했으니까.
하지만 그 존재자체가 사랑의 방식일 수 있다는 생각은 안했던것 같다. 그러니까 저 위에 있는건 있는 것이고, 거기에 더해서 나에게 무언가를 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존재로서 사랑을 증명하는 것. 그(god)의 존재가 날 위로하는 데에는 분명 그와 나 사이에 사랑이 있기 때문인건데 왜 여태 존재와 사랑을 하는 행위는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전혀 알지 못했던 사랑이 존재한다는 깨달음. 존재로서 위로가 되는 사랑..마음속에 맴돌던 말.

날씨가 마이 좋아졌다

다시 가을이 온것 같다.
날이 많이 풀렸다.
그런데 마음이 좋질 않다. 언제부터인가 가슴 속에 바위가 하나 얹어져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p.s. 요즘 좀 힘이 드네요. 힘나게 여러분들의 안부좀 전해주세요..궁금합니다.

이런게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누군가의 마음을 도둑질하는 것이 힘든 것 만큼,
누군가가 나의 마음 한 부분을 가저가는 것이 그만큼 힘든 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그냥…지금에 와서 드는 생각.
마음에 안든다는 생각이 들때마다 떠오르는 하나의 반성문.

좋은 노래…Dis quand reviendras-tu

barbara_koarmsh

lyric

 

뒤집어진다.
10월달 일을 끝내고 나서 11월이 되자마자 가라앉기 시작한 기분.
한번 그러기 시작하면 한 일주일은 고생을 하고야 만다.
손에서 모래가 빠져나가듯 스르르 소리없이 사라져가는 희망, 불안이 내 안을 뒤덮는 생생한 두려움.
그럴땐 아무것도 할수가 없어진다.
잠을 잘수도, 계획을 세울수도, 사람을 만날 수도 없다. 하루나 이틀쯤은 그렇게 아주 많이 가라앉아 있어야 한다.
배가 뒤집어 질때의 아찔함. 아, 뒤집어지는구나, 빠지는구나..
월요일쯤 되면 괜찮아질거라 생각한다. 다시 희망이 손에 잡힐거다. 늘 그랬으니까.

이 노래는 최근 알게 된…꽤 아름답다고 느꼈던 노래.
학년이 높아지자 수업시간에 독해를 자주 한다.
이번주엔 이 노래 가사를 했었는데(선생말로는 이 노래를 모르면 프랑스인이 아니라나 모라나)샹송이, 불어가 주는 느끼함이 어느 순간 간결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웠던 순간.

Dis, quand reviendras-tu
<Barbara>
말해줘요, 언제 돌아온다는건지.

벌써 겨울 그리고 예술작품 시장

200611101

이제는 낙엽이 다 쓸려가는걸 보니 겨울이 오고 있는것 같다.
가을이 과연 몇’주’나 되긴 했을까.
이렇게 급하게 가을이 가버리다니. 별로 즐긴것도 없는데..

파리에서의 10월말부터 11월말까지는 지난 한해 동안의 노고를 결과물로 보여주는 기간인것 같다. 그래서 보졸레 누보도 매년 11월 셋째주인가에 나오고, 매년 있는 현대예술작품시장과 FIAC 이라는 미술시장도 이때 열린다. FIAC에서는 올해 처음 선보이는 작품들을 사고 팔기도 하는데 신인작가들이 이 기회를 통해 많이 발굴된단다. 입장료만 내면 누구나 입장할 수 있다. 물론 작품을 사는데도 전혀 제한이 없고 가격대는 정말 평범한..100유로 미만대도 많다.

프랑스인들에게 미술품을 사고 파는 일은 참 자연스럽고 별거 아닌..시장에 가서 감자를 사고, 꽃을 고르는 것처럼 일상적인 일인것 같다. 작가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이해못하는 작품이라도 일단은 존중하는 분위기. 뭐랄까, 무엇이든 개인의 창의력과 시간, 노력이 들어간 결과물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지 않고 싼값에 내팽개치지 않는것 같다는 생각. 그래서 그런지 파리에는 작가들이 정말 많고, 자신의 작업에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가는 듯 하다. ‘예술 나부랭이’ 라는 말은 듣기 힘들다는 이야기.
그들의 작품들 역시 터무니 없는 가격대에 거래되는 일은 잘 없다. 적당한 가격,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마음에 드는 그림을 사서 집에 걸어놓을 수 있는 정도.

자신이 알지 못하는 세계를 이해하려는 노력, 호기심, 존중…동네에서 매주 열리는 미술시장엘 가도 느낄 수 있는 파리의 참 부러운 분위기.

친구를 찾아요

이 글을 본다면, 나에게 꼭 연락해줬으면 하는 나의 친구.
궁금하고, 너무나 보고싶고 생각나는 한 사람….
나에게 화가 났든, 다시는 연락하고 싶지 않든, 잘 있다는 소식만이라도 전해줬으면.
넌 알겠지, 내가 너를 끊임없이 찾고 있다는 걸.

네 생각이 많이 난다.
무엇을 하며 살든, 넌 나의 많은 생각들을 차지하고 있으니..
바닷가에 살고 있다면 바다 소식만이라도, 도시에 살고 있다면 그 소식을, 전해줘.
네가 무척 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