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March 2008

의문을 품기 시작하다

무언가 기분이 언짢아서 친구랑 통화하다가 불현듯 깨닫게 된 질문이 머릿속을 떠다닌다.
아니라고 머릿속으로 수없이 되놰어보지만 이 이상한 불안함이 싫다.
고민고민끝에 네이버에서 검색한거.

‘레즈비언 성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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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 생기면 이날의 일을 웃으며 이야기해보세.

사람사이에 일어나는 일들

20080311

참 이상한 일이다.
가까운 사람들 사이엔 기가 흐른다는 얘기가 맞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점심을 먹고 며칠전에 써내려간 편지를 우체통에 넣었다. 그리고 오늘 저녁이 한참 지난 시간, 메일함을 열어보니 그 친구에게서 메일이 와있었다. 마치 내가 낮에 부친 편지에 답장이라도 하듯.
그리고 친구는 어떤 일본 그룹에 대해 얘길하며 노래를 한 곡 보내줬다. 일년 전쯤 내가 처음으로 이 그룹의 노래를 들었을때 바로 이 친구를 떠올린 일을 이미 알고 있기라도 하듯이.
편지에 보고싶다고 적어보냈는데, 메일에도 똑같은 말이 써있었다.

내가 아끼는 그대들…우린 늘 연결되어 있다. 오늘의 이 경험은 나의 이런 초자연적인 생각을 사실로 느끼도록 해주었다.

다른 세상

20080229

어느날 갑자기 포르투갈어의 매력에 빠지게 되고 다음날 무작정 리스본으로 가는 야간열차를 잡아탄 어느 남자의 여행기. 요즘 읽고있는 책 ‘리스본행 야간열차’.. 단지 이 책에서의 여행은 장소가 아니라 인간의 깊은 내면이기도 하다는 것.

정말 오랫만에 기나긴 출퇴근 시간, 오며가며 메트로 안에서 읽다가 너무 재밌어서 요즘 짜투리 시간이 날때마다 손에 들고 있는 책이다. 다리에서 만난 포르투갈 여자, 그녀의 포르투갈어가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헌책방을 뒤져 포르투갈어로 된 오래된 책을 구입하고 책의 내용에 빠져들어 결국 책의 저자를 찾아 포르투갈까지 가게 된 남자의 이야기.

하루아침만에 발칵 뒤바뀐 이 남자의 인생. 그 변화의 시작은 그날 아침 우연찮게 만난 포르투갈 여자였을까 아님 마침 헌책방에서 찾아낸 그 책때문이었을까..아니면 훨씬 그 이전부터 그는 일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곧 다른 세상이 펼쳐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나의 일상의 모든 것들로부터 떨림이 느껴진다. 그것의 시작이 오늘일지 아니면 몇년전 파리로 가야겠다고 조용히 마음먹었던 5월의 여우비가 내린 그날이었는지,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해준 지독히도 외롭던 파리의 밤들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그 시작은 아직 지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지금 내 삶은 아주 천천히 변하고 있고 그 결과와 책임이 모두 나에게 있다는 것이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나의 삶이 온전히 내것이라는 생각에 미치는 일이 이렇게도 지난한 과정일줄 예전엔 미처 몰랐었다. 더군다나 이렇게 천천히, 외롭고도 아픈 수없이 많고도 작은 선택의 모퉁이를 따라야만 얻어질 수 있다는 것도. 삶이 내것이라는 것,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모두 나만의 것이라는 것. 내가 원하던 완전하다는 느낌은 이런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_소리 없는 우아함. 익숙한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이 격렬한 내적 동요를 동반하는 요란하고 시끄러운 드라마일 것이라는 생각은 오류다. 이런 생각은 술 취한 저널리스트와 요란하게 눈길을 끌려는 영화제작자, 혹은 머리에 황색 기사 정도만 들어 있는 작가들이 만들어낸 유치한 동화일 뿐이다. 인생을 결정하는 경험의 드라마는 사실 믿을 수 없을 만큼 조용할 때가 많다. 이런 경험은 폭음이나 불꽃이나 화산 폭발과는 아주 거리가 멀어서 경험을 하는 당시에는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인생에 완전히 새로운 빛과 멜로디를 부여하는 경험은 소리 없이 이루어진다. 이 아름다운 무음(無音)에 특별함이 있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