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April 2008

참 멋진 답변

최근에 폴 스미스가 한국을 방문해 김 뭐시기라는 스타일리스트가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김 뭐시기의 질문은 단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폴 스미스의 답변은 한결같이 멋지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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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 폴 스미스 가게에는 모든 것들이 젊어요. 이미지도 젊고 매우 독특하죠.

폴 : 감사합니다. 저는 뻔한 방식으로 사고하려고 하지 않아요. 기존의 디자이너나 디자인 회사에 실망할 때가 있어요. 그들이 서로만 바라보고 잡지만 들여다보면서 뭐가 유행이고 최신인지만 알려고 하기 때문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잡지나 인터넷을 잘 보지 않아요. 저는 그저 제가 되려고 합니다. 제 본모습을 찾으려고 하죠. 순수한 태도가 중요해요. 그건 유치한 것과는 다르죠. 늘 호기심을 갖고 “왜?”라고 물어봅니다. 또 파티나 인맥에 연연하거나 유명인처럼 살지 않아요. 몇몇 친한 친구들과 함께 평범하게 지내려고 해요.

김 : 저는 런던이라는 도시가 참 좋아요. 당신은 어떤 도시를 가장 좋아하세요?

폴 : 저는 런던에 살고 런던이 좋지만, ‘가장’이나 ‘최고’라는 말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순간마다 기분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런던을 사랑하지만, 파리의 낭만을 좋아하고 뉴욕의 에너지를 좋아해요. 로스앤젤레스의 여유로움도 좋아하죠. 모든 것에는 좋아할 수 있는 거리나 연유가 있어요.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화나 호텔을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할 수 있나요? 그 때 기분에 따라 다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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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어른으로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그의 말대로 언제나 순수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구원

다른 사람의 눈빛에서, 그들의 태도에서, 나를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속에서 그것을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어쩌면 그것들은 내가 바라보는 나의 모습과는 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런 착각. 그것이 날 구원해줄지도 모르겠다는 희망.

나를 스치는 수많은 말들이 나를 위로한다는 생각처럼 내가 원하는 것보다 난 훨씬 많이 언어라는 것에 많은 것을 의지하고 있음을 느낀다.

여전히 내가 생각하는, 바라는 나와 실제의 나와는 가까워질 수 없는 거리가 있는걸까. 예전엔 그 둘 중 무엇이 나인건지, 도대체 난 그 둘 중 무엇을 살아야 하는건지 매순간 질문을 해댔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어떤 것이라도 나라는 존재를 잊게 해줄 무언가를 찾고 있다. 그것이 구원이라고 믿는다. 나를 잊어버릴 수 있는 상태.

매순간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바란다. 더 넓은 마음의 그릇을 갖고 싶다고. 가장 미운 사람들조차도 사랑하고 싶다고. 그런데 그 모든게 다 무슨 소용인거지?…언젠간 모두 재가 되어 없어질텐데. 내가 기억하는 지금의 시간들 외에는 아무도 그 노력을 기억하지 않을텐데.

오늘은 그런 생각들을 했다. 평소엔 훨씬 밝다..하지만 요며칠 몸살감기가 너무 심해서 이런 생각들을 하나보다. 부디, 감기가 나으면 이 모든 질문들이 흔적없이 사라지길.

나에 관한 잡동사니

20080414

라는 폴더를 발견했다.
아마도 꽤 오래전에 정리했던 폴더인것 같은데 오늘 오랫만에 컴퓨터 이곳저곳을 뒤적거리다 찾게 되었다.
나에 관한 잡동사니….

그곳엔 기억조차 희미한 옛 사진들이 들어있었고, 쓰다가 지우고, 쓰다가 끝내지 못한 여러가지 짧은 글들이 담겨져 있었다. 몇가지 글들은 지나치게 진부했고, 어떤 문장들은 정말 내가 쓴것이 맞나 싶을만큼 진실되보였다. 예전의 모습들에선 희망과 불안이 동시에 엿보였다.

그곳에서 발견한 사진 한장.
이때의 난 손에 잡힐 만큼 선명하고 가깝던 달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져 어떻게든 기억에 남겨두고 싶어했었다. 진부한 것들이 점점 싫어지는데, 저토록 진부한 달이 이렇게 많은 기억을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