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May 2008

장마, 머리아파…

20080529

여기는 이른 장마가 시작된걸까.
한국의 한여름 날씨처럼 덥고 습하고 비오는 날의 연속이다. 그래서 그런지 모두들 기분이 좋아보이지 않고…또 그래서 프랑스 사람들하고 계속 부딪힌다. 속도 상하지만, 그것보다는 여러가지 작은 이유들로 마음이 괴로운 것이 크다.

이번 여름엔 내 신상에 많은 변화들이 생길것 같다. 6월 중순에 있을 기말고사가 끝나고나면 모든 것이 또다시 숨쉴틈 없이 돌아갈테고 어떤 것들은 분명 의지와 상관없이 ‘되어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또 수없이 많이 좌절할것도 같고.
만약, 이 산을 넘으면 그땐 정말 단단한 땅 위를 걷게 될까. 얼마 못가 또 멀리 멀리 떠나고 싶어지는건 아닐까..

이사, 시험, 취직…머리가 깨질것 같다.

늦은밤에 쓰는 글

20080507

파리는 갑자기 여름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갔으니 정말 여름이다. 낮에 아뜰리에에서 작업하는데 땀이 등을 타고 흘러내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상하게도 그렇게 땀을 흘리는 더위가 마치 10여년만에 느껴보는 것처럼 생소하고 낯설었다. 겨우 겨울 몇개월 지냈다고 작년의 더위를 잊었나보다.
집에 돌아오는 길도 어찌나 버겁던지.
이젠 학교에서의 작업이 점점 재미없어진다.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든 대신 앞으로 혼자서 작업을 통해 익혀야 할 경험적인 ‘감’들이 평생동안 남겨진 기분이다. 그 역시 여름날 집에 돌아오는 길 만큼이나 버겁긴 마찬가지다.

더위 때문인가, 오늘은 내내 허탈했다. 집에 돌아와서도 피곤하다는 생각외에 다른 어떤 욕구도, 기분도 들지 않았다. 아마도…늦은밤까지 날 깨어있게 하는 이 허탈감은 오늘 아침 우연찮게 보게 된 박경리 선생의 타계소식 때문일 것이다. 깊숙한 곳에서 마음이 아파왔다.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한국에 있었다면 아마도 더드림씨와 술한잔 기울이며 이 상실감을 서로 위로했을텐데…
단단하고 고운 땅위에 차근차근 집을 짓는듯한 박경리 선생의 글을 이젠 더이상 만나볼 수 없다는 생각에 벌써, 마음이 답답해진다.
새로운 만남에 대한 설렘보다 익숙하고 소중한 것들과 이별해가는 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기분이다. 시간이 가고 있다는 증거는 삶 곳곳에서 툭툭 터져나온다.

이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