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June 2008

멈춤

요즘 너무나 많은 것들이 빨리 달라져서 사실은 무엇이 내가 원하던 것인지 그리고 이것이 정말 내가 원하던 것이었는지 생각이 많아진다. 많이 줄였고, 원하던 것들의 경계를 분명하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원하던 것들이 눈앞에 왔을때는 모든 것이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간 것처럼 모호해진다. 망설여지고, 두려워지고, 이것을 위해 지나온 모든 것들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 같아 슬퍼지고…

마음이 복잡하다.
복잡하다.
복잡하다…..
정말 복잡하다.

X자로 엇갈리는 무언가들

20080607

네가 오늘 보고싶어서 전화를 하면 전화기 저편에선 약속이 있다는 미안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그날 저녁 무료함을 견디고 잠에 들려고 하면 뭐하냐고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왠지 오늘은 날 필요로 할 것 같아 같이 있어주겠다고 하면 예전부터 모든 것이 부담스럽기라도 했다는 듯이, 쌀쌀맞게 거절한다. 그래서 다시는 안 볼것 같은 마음으로 연락을 하지 않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음날 밥먹자고 물어오는 사람의 마음.

밉다기보단, 사람의 마음이란게 원래 그런거라는걸 안다. 내가 누군가에게 그렇고, 또 누군가는 나에게 이렇다.

이 X자가 신기하게도 Y자로 동시에 같은것을 원하게 되는 때, 그렇게 하는 곳에서, 텔레파시가 통하는 것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
신기하게도 이 모든 X자의 원칙들을 거스르는 누군가를 기다림.

내 시대의 사랑

20080602

취업때문에 꽤 깊은 고민을 하던 친구와 얘기를 했다.
서른 중반, 결혼한지 6년차, 아이는 없지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이 분야로 들어선거라 만약 취직이 안되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워낙 좁고 깊은 분야이다 보니 정말 유명한 회사 몇군데를 빼곤 주로 작은 아뜰리에들에서 일을 하게 된다. 그녀는, 작은 아뜰리에서는 일하게 된다면 임금등의 문제로 남편이 더 많은 부담을 지게 될테고 자신의 길을 찾자고 그의 삶과 가족들에게 짐이 되긴 싫다고 했다.

나에게 내내 결혼을 하면 혼자일때와는 모든게 달라진다고, 혼자 결정할 수는 없는거라고 강조를 했지만 난 이해는 갔지만 동의할 수는 없었다. 뭐랄까, 혼자 결정을 내리는 것의 두려움을 피하려는 이유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책임의 공동화라고 해야할까. 결국 같이 가라앉는 배.

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 시대의 사랑은 좀 다르다.

내 생각에 두사람이 함께 삶을 살아가기로 약속한다는건 두 사람이 늘 똑같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결정의 과정에서 서로를 든든하게 지원해주는 것까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결정을 하기까지 혼자일때와는 달리 고려해야 하는 것들이 훨씬 많긴 하지만 결국 결정이란 혼자 내려야만 하는 것이고 그에 대한 무게와 책임, 의무, 외로움 그리고 그것이 가져다 줄 온전한 기쁨을 가장 많이 누릴 사람은 나이기 때문이다. 파트너는 그것을 함께 가장 많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이지만 주인공은 본인이어야만 한다. 는 것이 나의 생각.

두 사람이 공유하게 될 하나의 삶은 분명 존재하겠지만 그것은 삶의 한 부분이지(물론 아주 큰 부분) 내 삶의 모든 것이 될 수는 없다. 나에게 결혼생활이란, 두사람이 하나가 되기 위해 서로를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잘 견뎌낸 어른 두명이 서로가 가진 삶을 너무나 이해하고 싶어서 각자의 삶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물론 중요한 것들을 버리고 희생해야 할 순간들도 있겠지만 그것은 본인의 의지와 결정이어야 하겠지. 그리고 버리고 희생한 것들에 대해선 뒤도 돌아보지 말고 잊어버려야 하는거고.

결혼을 해보지 않아서 현실이 정확히 어떨진 모르겠으나, 현실이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산다기 보단 두 사람이 원하는 결혼생활을 위해 비록 당시로선 힘들어도 현실을 맞춰나가려고 함께 고군분투하는 것이 훨씬 멋지지 않은가. 외부의 적이 생기면 내부의 결속력은 더 강해진다고 하던데.

어찌되었든 인생은 혼자라는거. 잊지 말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