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December 2008

나도 모르게 배우는 것들

요즘엔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해해가고 있다.
이해하고 있다라는 말을 감히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예전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던 것들이 용납되어지고 ‘나라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을거야’라고 얘기하는 일들이 점점 줄어든다. 그럴수도 있겠지라고 진심으로 되놰이는 단계까지 이르려면 그냥 나이만 먹어서는 되는게 아니라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나의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하고 고쳐야 하며 내가 별것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인정해야 한다. 나는 요즘 불행한 내 친구의 입장이 되어보려고 무진장 애쓰면서 ‘이해’라는 것이 얼마나 더디고 폭넓으며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인지를 배우고 있다.

나에겐 참 소중한 친구, 그는 모든면에서 나보다 나아보이지만 늘 무언가가 불안해보이는 사람이다. 자신감 없고 우울해보이며 창백하다. 내가 그를 한 인간으로서 존경하게 된 이유는 많고도 많지만 인간관계 좋고 모든 것을 가진듯한 일면과는 달리 항상 자신없어보이는 모습이 나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꽤 오랫동안 그를 관찰했고 화려한 그 모든 겉모습들이 자신없는 내면의 반증이라는 것을 알았을때 느꼈던 그에 대한 연민과 애정은 이해이자 공감이었다.
함께 고생한 끝에 돌아온 결과가 달랐을때 그가 느꼈을 질투와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돌이켜보면 그의 모든 행동들을 이해할 수도 있을것 같다. 나 역시 그처럼 혼란스럽고 힘들었을테니까….아니 더하면 더했지, 내 친구처럼 오히려 상대방을 응원하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진 못했을거다. 그런 그를 존경한다.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이해하고 있는 그 친구를 존경한다…

최근 날 슬프게 하는 그의 행동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욱더 많이 슬퍼진다. 그 친구가 얼마나 가슴이 아플지 느껴져서, 혼자 있을때 그가 느낄 지옥같은 감정들을 느낄 수 있기에. 하지만 가슴깊이 널 이해한다, 나는 항상 네편이다 라는 것을 자주 알려주는 것 외에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도 배워가고 있다. 결국 문제의 답은 본인이 가지고 있고 그것을 찾아내는 것도 본인이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지 못하리라는 것을 그도, 나도 알고 있기에. 어찌되었든 그가 어떤 위치에 놓이느냐에 상관없이 그를 이해하고 존경하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이해한다, 이해한다, 이해한다….마음속으로 수없이 외쳐보라, 어느날 진짜 이해를 하게 된다. 가짜 이해 말고, 자신이 상대가 되어버리는 진짜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