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둘….
하나씩 하나씩 별개의 벽돌을 쌓는 건줄 알았는데 올해 쌓는 돌은 작년의 것에서 나온 건가보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내일을 실감한 것이 벌써 몇년이나 됐는데 이제야 겨우 어제가 작년으로 개념이 넓어지고 있다.
참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일찍 와버린 것 같은 나이.
나는 하나도 안변한것 같다.
여전히 서툰 것들엔 늘 서툴고 기분좋게 하는 것들은 늘 비슷한 이유들이다.
그런데도 새삼스레 서른둘이라는 나이가 어색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나역시 서른둘의 어른에게 기대하는 것들이 지금의 나보단 훨씬 나은 사람인 것 같아서…나와는 다른 것들에 서툴고 내가 기분좋게 여기는 것들에 별것 아닐 수 있는 무덤덤함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에.
그래도, 어찌되었건, 난 지금 여기 있지 않은가. 제일 중요한 거지.
어쨋거나 존재는 더이상 선택이 아니니까.
서른둘에 이렇게 투덜대는 나를 보며 남편은 또 늙은척 한다고 하겠지..
하지만 그가 이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한국말을 할때쯤엔 그도 서른둘을 이미 살지 않았을까. 그럼 지금 이렇게 늙은척 했던 나를 귀엽게 봐줄거라 기대한다. 후후후…